낡고 오래된 빈집, 철거되지 못하는 이유

주택에 사람이 살지 않게 되면 그 집은 더 쉽사리 낡아져 결국 무너지게 되는데요. 이렇게 비어진 집은 화재와 같은 안전사고는 물론 버려진 쓰레기로 인한 위생문제, 미관 저해 등 많은 도시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빈집을 강제 철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있지만 여전히 지자체나 집주인 모두 빈집철거는 쉽지 않은데요. 오늘은 빈집이 철거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빈집 철거

저출산, 고령화로 사람들은 더 대도시로 몰려들어, 한때 활기 있던 지방도시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조차 힘들다고 합니다. 이처럼 과거엔 주로 낙후된 농촌에서 빈집이 많이 나왔지만 요즘엔 도시에도 빈집이 많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과 「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빈집은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주택을 말하며, 1년 이상 전기와 상수도의 사용량 자료 등을 토대로 사전 조사와 현장 조사를 거쳐 이 집이 빈집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엔 미분양 주택이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주택, 기숙사나 다중생활시설, 별장 등은 제외됩니다.

 

농어촌 지역의 빈집은 도시지역 빈집의 2배에 달하며, 지역산업의 쇠퇴로 인한 일자리 감소, 인구이동, 고령화, 저출생 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건물 붕괴와 화재 등 안전사고에 취약하며, 범죄 발생, 경관 훼손, 악취 등의 위생문제, 주거환경 악화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 세금 깎아주지만

빈집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정비가 쉽지 않은데요. 빈집을 철거하면, 과세 대상이 주택에서 토지로 바뀌므로 노후된 빈집의 공시가격 보다 높게 책정된 토지는 집이 있을 때보다 세율이 높아져 재산세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빈집에 적용되는 주택분 세율이 0.1~0.4% 라면, 빈집이 철거된 나대지에 적용되는 토지분은 0.2~0.5%로 약 1.5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 빈집 철거시 재산세 감면 특례
다만 정부는 빈집철거시 주택보다 세율이 높은 토지로 과세됨에 따라 빈집 철거를 결정한 집주인에게는 재산세 부담을 완화시켜주는데요.
빈집 철거 후 이를 토지세액이 아니라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세액으로 5년간 인정해 주며, 빈집 철거 후에 토지세액의 부과 기준이 되는 기존 주택세액의 연 증가 비율도 5%로 인하하여 적용됩니다.

 

또한, 나중에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도 늘어나는데요.

양도소득세율 역시 토지는 쓰임새 있게 이용되도록 유인할 목적으로 주택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어서 빈집이 철거되면 나대지로서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되므로 양도소득세가 늘어나게 됩니다.

 

양도소득세율을 보면 주택분은 6~45%지만, 비사업용 토지분은 16~55%로 10% 더 높아 과세표준이 낮은 구간에서는 2배 이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빈집 주인에게는 막대한 철거 비용도 문제지만 철거 뒤 늘어날 세금에 철거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건 영세한 빈집 주인일수록 더욱 부담을 느껴서 빈집을 방치하면 이웃 주민에게 피해가 간다는 걸 알면서도 집주인들이 쉽사리 철거를 결심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농촌 빈집 직권 철거 한다?: 빈집우선정비구역

- 집권 철거 가능하지만

기초지자체장은 소규모주택정비법과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안전사고 및 범죄발생, 경관훼손 등의 우려가 높은 특정빈집에 해당하면 노후 빈집을 소유한 이에게 안전조치를 하거나 철거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데요.

이에 소유주가 60일 이내에 철거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직권으로 해당 빈집을 철거할 수 있습니다.

- 철거대상 빈집
* 붕괴ㆍ화재 등 안전사고나 범죄발생의 우려가 높은 경우
* 위생상 유해 우려가 있는 경우
* 경관을 훼손하고 있는 경우
* 주변 생활환경 보전을 위하여 방치하기에 부적절한 경우

 

하지만 직권 철거는 집주인이 자신의 빈집이 철거 대상으로 된 이유에 동의하지 않고 사유재산 침해라고 주장하면, 재산권 침해의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의 직권 철거가 빈집 소유주 입장에서 철거비 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어 일부러 빈집을 방치할 수도 있고, 자비나 철거 지원금으로 빈집을 철거하는 집주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낡은 빈집이 철거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도시지역의 빈집과 농어촌 지역의 빈집이 발생 원인 등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만큼 빈집현황파악 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빈집규제가 적용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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